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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좋은 주식 하나 사서 10년 묻어두면 된다'는 단순한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매수 버튼을 누른 그 순간부터 제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리카싱과 워런 버핏의 투자 성공 사례를 보며 선견지명과 장기 원칙의 힘을 절감하면서도, 실제 개인 투자자로서의 멘탈관리가 왜 그토록 어려운지, 그리고 공매도 같은 제도적 불평등이 개미 투자자에게 어떤 무게로 작용하는지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선견지명 — 8년을 내다본 눈과 제가 놓친 것들
리카싱이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 총 430억 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줌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었고, 그 시절 화상회의 시장에 거액을 베팅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2020년 팬데믹으로 원격 근무 수요가 폭발하자 줌의 주가는 수직 상승했고, 리카싱은 투자 원금 대비 300배가 넘는 약 13조 원의 자산 가치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는 알파고를 개발한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DeepMind)에도 창업 초기부터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여기서 딥마인드란 영국에 설립된 AI 연구 기업으로, 구글이 수천억 원에 인수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회사입니다. 리카싱은 그 인수 시점에 이미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상태였습니다. 기업공개(IPO) 이전 단계에서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하는 이른바 초기 투자(Early-stage Investment)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훨씬 전에 게임의 판을 짜놓은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선견지명 투자는 타고난 안목의 결과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관련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그 안목의 바탕에는 끊임없는 공부와 정보 수집이 있었습니다. 35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홍콩의 경제 거물이 신생 화상회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그가 기술 트렌드를 능동적으로 추적했기 때문입니다(출처: Forbes). 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당장의 시황에만 집중하다가 비슷한 기회를 여러 번 흘려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 줌(Zoom) 투자: 2013·2015년 약 430억 원 투입 → 코로나19 이후 13조 원 자산 가치, 수익률 300배 이상
- 딥마인드(DeepMind) 초기 투자 → 구글 인수 시 막대한 차익 실현
- 핵심 공통점: 기술 변화를 수년 앞서 읽고 유동성이 낮은 구간에 진입
멘탈관리 — '버티면 된다'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지
워런 버핏은 11세에 처음 주식을 샀고, 주가가 조금 오르자 바로 팔았다가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걸 지켜보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확립한 원칙은 명확합니다. "10년 이상 보유할 확신이 없는 기업에는 10분도 투자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의 재산 90% 이상이 65세 이후에 형성됐다는 사실은 복리(Compound Interest) — 원금과 이자가 함께 다시 이자를 만들어 내는 구조 — 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주주서한).
버핏조차 자신이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마존 초기 투자를 망설이다가 폭발적 성장을 놓쳤고, 이를 스스로 "멍청한 결정이었다"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원칙을 유연하게 조정해 아마존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습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Portfolio)란 한 투자자가 보유한 자산 종류와 비중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원칙이 중요하지만, 시장 변화에 맞춰 그 원칙을 갱신하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버티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주가가 조금만 빠져도 "고점에 물린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몰려왔고, 반대로 조금만 올라도 "지금 안 팔면 수익을 다 토해낼 것 같다"는 조급함에 매도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팔고 나면 주식은 귀신같이 우상향 했고,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들어가는 뇌동매매(충동적·군중심리에 의한 매매)를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건 하나였습니다.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리스크 허용 범위(Risk Tolerance) — 손실을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 — 를 사전에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분산 투자하면 마음 편하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비중 관리 없이 이것저것 사는 건 오히려 더 많은 종목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을 심리적으로 잃어도 일상이 무너지지 않을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거창한 투자 철학보다 먼저 필요한 일입니다.
공매도와 공모주 — 개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
공매도(Short Selling)는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론상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됐다가 코스피 200·코스닥 150 종목에 한해 단계적으로 재개된 배경에는, 제도 자체의 순기능과 역기능이 팽팽히 맞서는 현실이 있습니다.
찬성 측은 공매도가 주가 과열을 억제하고 시장의 적정 가치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공매도가 없는 시장에서는 거품이 더 크게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반면 반대 측의 논리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공매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집중되어 있어, 개인 투자자와의 접근성 격차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낳습니다.
공모주 시장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공모주(IPO 공모주)란 기업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모집하는 주식을 말합니다. '따상'은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2배로 시작해 그날 상한가(30%)까지 오르는 현상으로, SK바이오팜은 따상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약 3배 상승했습니다. 임직원 1인당 20억 원에 달하는 차익이 나왔다는 수치는 공모주 열풍의 규모를 실감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2020년 상장 기업 중 리츠(REITs —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투자 신탁 상품) 종목은 상장 당일 전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고, 9개 이상의 종목이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월드클래스 연예기획사 소속사의 상장 때 따상 기대감에 시초가 매수를 했다가 장 마감에 손실을 본 '환불 대란' 사례는, 기대감만으로 추격 매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대출을 끌어 공모주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는 하락 시 원금 이상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제가 가장 경계하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 공매도 순기능: 주가 과열 억제, 시장 적정 가치 형성에 기여
- 공매도 역기능: 손실 무한대 위험, 기관·외국인 중심의 접근성 불평등
- 공모주 따상 성공 사례: SK바이오팜 — 따상 후 3일 연속 상한가, 공모가 대비 약 3배 상승
- 공모주 실패 사례: 2020년 리츠 종목 전체 상장일 손실, 9개 종목 시초가 공모가 하회
- 빚투 경고: 레버리지 투자는 하락 시 손실을 배수로 키워 원금 전액 손실 이상의 위험 초래
자주 묻는 질문
Q. 주식 장기투자, 진짜 개인 투자자도 성공할 수 있나요?
A. 장기투자가 유효한 전략임은 맞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주식을 사서 버티면 된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제 경험상 충분한 기업 분석과 자신의 리스크 허용 범위를 먼저 파악하지 않으면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손절하게 됩니다. 원칙보다 멘탈관리 시스템을 먼저 갖추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Q.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공매도 재개 자체가 주가를 무조건 끌어내리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에 대한 과도한 추격 매수를 특히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 개선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더 안전합니다.
Q. 공모주 청약, 따상만 기대하고 들어가도 되나요?
A. 따상은 결과이지 보장이 아닙니다. 2020년 상장 종목 중 상당수가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고, 리츠 종목은 상장일 전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기업의 실질 가치와 시장 수급을 따지지 않고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면, 시초가에 물려 장기 보유라는 원치 않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Q. 레버리지 투자 상품, 진짜 10배 수익이 가능한가요?
A. 2017년에 실제로 발생한 레버리지 주식 사기 사건처럼, '투자금의 10배를 낮은 이자로 지원해준다'는 조건은 대부분 사기의 전형적인 미끼입니다. 가짜 거래 프로그램과 사이버 머니로 피해자를 속인 이 사건의 피해액은 726억 원, 피해자 수는 3,800여 명에 달했습니다. 너무 좋은 조건은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유효합니다.
결론
리카싱의 선견지명과 버핏의 장기 원칙은 분명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십 조 원의 자본을 운용하는 거장과, 주가 등락에 하루의 감정이 흔들리는 개인 투자자의 심리적 무게는 같을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어떤 투자 전략을 선택하든, 자신의 리스크 허용 범위를 먼저 계산하고 그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거창한 철학보다 앞서야 합니다.
공매도 논란, 공모주 열풍, 레버리지 사기 모두 결국 같은 교훈을 가리킵니다. 시장은 항상 기회처럼 보이는 함정을 품고 있고, 그 함정을 피하는 힘은 정보력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인식에서 나옵니다. 다음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오늘 제 포트폴리오를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