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미국 장 시작 알림을 켜놓고 눈을 질끈 감았던 적이 있습니다. 계좌 수익률이 -50%를 넘어서던 그 시절, 저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라면,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폭락장, 왜 이렇게까지 심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 경험을 섞어 정리해 봤습니다. 이번 폭락, 유독 심했던 변동성 원인작년 하반기, 엔비디아와 AMD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울 때 저는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레버리지 ETF로 채웠습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의 하루 등락폭을 2배 혹은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빠르게 불어나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 위험성..
남들보다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공부도 뒤처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늘 조급했습니다. 대학원 진학, 취업 준비 연장 등으로 인해 20대 후반이나 30대가 되어서야 첫 월급을 손에 쥐었을 때, 주변 동래나 친구들은 이미 종잣돈을 모아 부동산이나 주식, 연금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구축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친구들과 만나 경제나 투자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만 딴 세상에 있는 듯한 소외감을 느꼈고, '지금 시작해서 언제 저 격차를 따라잡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조급함 때문에 초반에는 마음이 앞서 검증되지 않은 고위험 투자나 단기 대박을 노리는 종목에 무모하게 눈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빨리 자산을 늘려서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고 싶다는 심리가 이성을 앞섰기 때문입니다.저는 사회 진출이 늦..
장기 투자 성과의 90% 이상이 종목 선택이 아닌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에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솔직히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주식이 폭락하고 코인 계좌가 반토막 나는 경험을 직접 겪고 나서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이 수익률 게임이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는 문제라는 걸 뼈저리게 납득했습니다.자산배분: 수익 극대화가 아닌 생존 전략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어떤 종목 비율로 섞느냐'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제가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상승장 초반에는 주식과 코인처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에 자산의 대부분을 몰아넣었고, 실제로 단기 수익률은 꽤 좋았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방향을 바꿨을 때였습니다.주식 시장이 ..
세계 최고의 펀드매니저들조차 10년 기준으로 S&P 500 같은 시장 지수를 이기는 비율이 5% 미만이라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전문가도 못 이기는 시장을, 용어조차 낯선 제가 개별 종목 선택으로 꾸준히 이기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막연한 자신감이었는지 그때 처음 직감했습니다.펀드매니저도 못 이기는 시장, 저는 이길 수 있었을까요제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착각은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미국에서 S&P 500을 10년 이상 꾸준히 이기는 펀드매니저는 전체의 5%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S&P Global SPIVA Report). 일본과 영국도 비슷한 수치이며, 한국 코스피 200 기준으로도 사정은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