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길리우스1 단테의 신곡을 통해 본 인문학 : 방황, 성채, 사랑 단테의 『신곡』은 1300년대에 쓰였지만, 첫 문장 하나로 700년을 가뿐히 뛰어넘습니다. "우리 인생의 길 가운데쯤 왔을 때, 나는 어두운 숲속에서 나 스스로를 발견했다." 제가 처음 이 문장을 마주쳤을 때,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방향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던 제 모습이 그대로 거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황: 어두운 숲과 림보의 지식인들『신곡』이 지금까지 읽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테는 '내 길'이 아닌 '우리 길(nostra vita)'이라고 썼습니다. 여기서 '우리'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존재론적 방황(ontological wandering)—다시 말해 삶의 방향과 의미 자체에 의문을 품는 상태—이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경험임을 단테는 700년 전에 이미 선언한 셈.. 2026. 8. 21. 이전 1 다음